
Over there, 90.9x116.7cm, Oil on canvas, 2025
‘보이지 않는 풍경 너머로(Over There)’
허필석 작가의 ‘Travel to Nature Connection’ 개인전이 9월 2일부터 10월 11일까지 갤러리 위 청담에서 열린다.
여행은 우리를 새로운 풍경과 낯선 경험으로 이끈다.
나아가 ‘삶이 곧 여행’이라는 말처럼, 여행은 인간 존재를 확장하는 은유이기도 하다. 허필석은 이러한 여행의 감각과 시선을 구상회화의 언어로 펼쳐낸다.
그의 화면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징이 있다. 바로 빨간 버스다.
짐가방을 싣고 넉넉한 풍경 속을 달리는 이 버스는 속도보다 여유와 자유를, 목적지보다 감성적 이동을 상징한다. 화면 속에서 종종 관람자를 향해 다가오는 버스는 단순한 원근의 장치가 아니라, ‘여정이 나에게로 다가온다’는 감각을 전한다.
Over there, 60.6x72.7cm, Oil on canvas, 2025
허필석의 풍경은 설원과 황금빛 들판, 짙은 녹음의 산맥, 다채로운 대지를 가로지르며 ‘시간이 흐르는 공간’을 환기한다. 이는 실제 경험과 상상이 교차하는 자연이자, 관람자의 내면에 깃든 감정의 계절을 비유한다.
작가는 말한다. “보이지 않는 길을 그리고 싶다.” 그가 말하는 길은 물리적 경로가 아닌, 각자의 기억과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내면의 여정이다. 그의 회화는 타인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기보다, 관람자가 자신의 서사를 되새기도록 이끈다.
‘Over There’라는 제목은 이러한 철학을 응축한다. ‘저 너머’는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감각적으로 동경하고 언젠가 닿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시공간이다. 그의 작업은 이 ‘너머’를 향한 정서적 열망,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하다.
오늘날 미술 감상은 과거 유럽 귀족의 그랜드 투어와 닮아있다. 작품을 보는 행위는 곧 ‘어디론가 떠나는 경험’이 된다.
허필석의 회화는 이 여행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의 풍경은 과거의 기억을 환기시키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상상하게 하며, 예술이 줄 수 있는 본질적 가치인 자유, 여유, 휴식, 감각의 회복을 선사한다.
허필석의 풍경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삶을 향한 따뜻한 응시이자, 또 다른 세계를 향한 희망의 시선이다. 우리는 그가 그린 빨간 버스를 타고, 보이지 않는 풍경과 길 너머의 세계로 천천히 나아가게 된다. - 안나연 큐레이터 -
Over there, 45.5x53cm, Oil on canvas, 2025
갤러리위 청담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6길 15-1 /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30분 / www.gallerywe.com gallerywe@galleryw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