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국립발레단(단장 겸 예술감독 강수진)은 제206회 정기공연으로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John Neumeier)의 발레 ‘인어공주’를 오는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안데르센의 명작이 존 노이마이어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환상의 서사, 발레 ‘인어공주’로 재탄생된다. 이 작품은 2024년 국내 초연 당시 “한국 발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인어공주는 2005년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덴마크 로열 발레단에서 초연되었으며,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시인’이 흘린 눈물이 바다에 떨어지며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후 그는 인어공주와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존 노이마이어는 사랑의 슬픔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 안데르센의 삶을 작품에 반영하고자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인 ‘시인’을 새롭게 등장시켜 사랑의 슬픔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 안데르센의 내면을 작품 속에 투영한다.
이러한 ‘시인’이라는 인물 설정은 동화의 주제를 보다 현대적이고 철학적인 시선으로 확장시키며, 관객들과의 깊은 유대감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는 지난 5월, 국립발레단이 아시아 발레단 최초로 전막 무대에 올린 ‘카멜리아 레이디’의 안무가이기도 하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동화를 원작으로 모두 문학작품을 출발점으로 하였고, 노이마이어 특유의 철학적 시선으로 재 창조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반면, ‘카멜리아 레이디’가 현실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뤘다면, 이번 ‘인어공주’에서는 판타지적 상상력과 상징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며 한층 더 확장된 노이마이어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작품에서 사랑을 쫓아 물속 세계와 인간 세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정체성마저 내려놓지만, 끝내 꿈꾸던 사랑에 닿지 못한 채 좌절한다.
그러나 그녀는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대신,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주체적인 인물로 거듭나며 무대 위를 유영한다.
무대 역시 노이마이어의 섬세한 예술적 감성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1막에서는 독창적인 무대 연출과 조명, 의상 디자인을 통해 환상적인 바닷속 세계를 구현한다.
특히, 인어공주의 꼬리를 형상화한 긴 바지형 의상은 그녀의 유영하는 듯한 움직임을 극대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며, 2막에서는 인간 세계의 공간적 제약 속에서 인어공주의 내면을 불안정하고 격동적으로 그려내며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음악은 러시아 출신 작곡가 레라 아우어바흐가 맡았으며,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레라 아우어바흐가 세계 최초의 전자 악기인 ‘테레민’을 주요 악기로 사용하면서 그 선율로 인어공주의 아름답고도 구슬픈 목소리를 환상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노이마이어는 레라 아우어바흐에게 특정한 멜로디보다는 감정과 심리, 인물의 본질을 음악으로 표현해 줄 것을 요청하여 ‘테레민’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연주자의 선과 전자기장 사이의 간선으로 소리를 내는 테레민과 바이올린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불협화음은 인어공주의 아름답고도 고통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무대에 신비로운 울림과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처럼 문학과 철학, 무대 예술이 어우러진 발레 ‘인어공주’는 초연 당시의 감동을 넘어, 더욱 짙어진 예술적인 깊이와 더욱 깊어진 해석과 무르익은 표현력으로 관객들을 신비로운 환상의 무대로 초대할 것이다.
Synopsis
사랑하던 연인 에드바드와의 이별을 슬퍼하던 시인, 시인의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 바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폭풍우가 치는 밤바다에서 왕자는 죽음의 위기에 처하고 인어공주는 바다에 빠진 왕자를 구출한 뒤 사랑에 빠진다.
이후 홀로 쓰러져있는 왕자를 발견한 공주가 그를 깨운다.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것이 공주라 믿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런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인간이 되기로 결심한 인어공주는 바다 마녀에게 인간의 몸을 갖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결국 다리를 갖게 되는데…
공연정보
공연명: 국립발레단 제206회 정기공연 ‘인어공주’ 공연 일시: 2025. 8. 13(수) ~ 8. 17(일) / 수, 목 19:30, 금, 토, 일 15:00 공연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