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과 31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가을, 고전과 현대가 만나는 특별한 무대가 열린다.

남양주시 평내도서관 공연장(300석)에서 창작 연극 ‘전설은 이렇게 만들어졌다’가 도민들을 찾아가는 이번 공연은 경기도 문화의 날을 맞아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지역 공공도서관의 공연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성화하는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연극 ‘전설은 이렇게 만들어졌다(부제 : 달이거나 달빛이거나)’는 한국 전래소설 가운데 변형과 각색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작품으로 알려진 심청전의 탄생 과정을 허구적 상상력과 시대적 정황을 더해 재창작한 연극이다.

작품은 18세기 조선후기를 배경으로 한다. 장안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낭만주의자인 전기수 신만득, 그리고 이성과 합리를 중시하는 고전주의자 대사헌이 심청전의 창작 방식을 두고 벌이는 격렬한 충돌이 극의 중심을 이룬다.

전기수는 감성과 자유로운 상상으로, 대사헌은 규범과 정치적 목적을 담아 심청전을 꾸려가려 하는 그 과정에서 예술의 의미, 전통의 계승, 새로운 창조의 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연극은 한국 전통 연행기법의 핵심인 현장성, 유희성, 양식성, 창조성(즉흥성과 가변성)을 기반으로 하면서 서구 연극기법을 융합하여 새로운 한국적 연극 형식을 탐구한다.

“예술이란 늘 새로운 길을 찾아내야 한다. 낡은 방식을 답습한다면 시대는 진부한 인식에 갇힐 수밖에 없다.” 작품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예술이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임을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다.

정조시대, 노론과 소론의 당쟁 속에서 대사헌은 효 사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전기수 신만득을 불러들인다. 그러나 심청전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를 두고 두 사람은 철저히 다른 길을 걷는다.

대사헌은 임금과 백성을 교화시킬 수 있는 품격 높은 고전적 심청전을 원하지만, 신만득은 백성이 즐겁게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신만득은 임금 앞에서 자신의 낭만주의적 심청전을 그대로 낭독해 갈채를 받지만, 대사헌의 분노를 사 눈이 멀게 되는 형벌을 당한다. 이후 5년간 고통 속에 살아가던 그는 스스로의 체험을 반영해 심청전을 완성한다.

앉은뱅이였던 심학규를 눈먼 인물로 바꾸며 지금 우리가 아는 심청전의 형태로 마무리한 것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청계천에서 심청전을 낭독하며 “더는 이 전설에 가멸변형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작품은 특히 전기수(傳奇叟)라는 인물을 통해 한국적 연기술을 조명한다. 전기수는 조선후기 저잣거리에서 소설을 낭독하며 청중을 매료시킨 이야기꾼으로, 발성과 몸짓, 즉흥성을 갖춘 탁월한 배우였다. 이번 공연은 전기수의 예술적 능력을 현대적으로 되살려 서구 연극기법과 결합, 새로운 무대언어로 확장한다.

‘전설은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단순히 심청전의 재현을 넘어, 예술이 낡은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과정을 담아낸다. 이는 현대의 포스트모던 시대와도 맞닿아 있으며, 도민들에게는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지역 공공도서관이 단순한 책 읽는 공간을 넘어, 예술과 지식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정보

공연명 : 전설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 일시 : 8월 30일(토)~8월 31일(일) 15시(2일간 2회 공연) / 장소 :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도서관 공연장(300석) / 관람료 : 전석무료 / 관람시간 : 100분 / 주최·주관 : 극단 집현II / 문의 : 010-6244-8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