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의 필수품인 핸드백은 팬데믹 동안 일시적인 침체기를 겪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용성을 따지는 건 고사하고 가방 자체가 그다지 필요치 않았다. 이후에는 크로스 백, 마이크로 핸드백, 거대한 빅 백, 어깨에 가볍게 끼우는 숄더백 등 다양한 가방 트렌드가 등장했다.
하지만 더 로우 마고 백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마고 백은 입고와 품절을 거듭했고 세상은 너도나도 마고 백과 유사한 디자인의 가방을 내놓기 시작했다.
2025 S/S 런웨이에는 상의를 다 가릴 정도로 거대한 빅백부터 프린지, 메탈릭, 프린트 백 등 옷보다 시선이 더 머물만한 디자인과 스타일링이 두 손과 옆구리를 꽉 채웠다. 하지만 두 손의 자유를 꿈꾸는 이들도 여전히 있었다.
샤넬, 미우미우, 코치 등 몇몇 하우스는 배낭을 내세웠다. 그리고 한쪽에는 패니 팩이 있었다. 런웨이에서도 루이 비통, 버버리, 디올 등 빅 하우스에서 일제히 내놓았다는 게 괄목할 만한 점이며, 애슬레저 패션과 실용적이고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지금 시대에 아주 솔직하고 멋스러운 해답을 내놓았다,
모노그램이 새겨진 루이 비통의 패니 팩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핸드백이라고 착각할 뻔했다. 버버리는 한 손에 스트랩을 겹쳐 들고 런웨이를 누볐고, 디올은 상체에 밀착된 넉넉한 크로스 보디 스타일로 스포티 무드를 연출했다.
또한, 한가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토트백을 선호하고 매끈한 가죽 소재든 그래픽을 가미한 캔버스 소재든 말이다. 하지만 토트백은 결이 다르지만, 나름의 개성은 있고. 뉴요커, 무비, 돈트 북스(Daunt Books) 등의 캔버스 백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으며, 핸드백은 다분히 의도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우리가 시즌 동안 깨달은 건 숄더 백이라고 해서 꼭 어깨에 멜 필요는 없다는, 아주 당연하고도 쉬운 사실이며, 언제든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건 든든한 보험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어떤 컬러의 백이 유행할까? 런웨이를 가득 채운 것은 쨍한 비비드보다 한층 부드럽고 차분한 컬러들이다.
밀크 그린의 싱그러움부터 페일 핑크의 로맨틱한 무드까지, 이번 시즌 주목해야 할 S/S 백 컬러 키워드는 벚꽃잎을 닮은 핑크는 봄이 오면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컬러이다.
그중에서도 페일 핑크는 부드럽고 우아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따뜻한 톤과 차가운 톤의 중간 지점에 있어 생각보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겨울부터 봄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런웨이에서도 페일 핑크 컬러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손에 쏙 들어오는 베니티 백부터 가니의 거대한 토트 백까지 그 사이즈도 다양하다.
2025년 핸드백 트렌드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부활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빅백과 프린지, 메탈릭, 프린트 백 같은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런웨이를 장악하고 있으며, 동시에 패니 팩과 배낭 스타일이 실용성을 강조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라지 토트백, 사첼백, 스웨이드 소재의 가방 등이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클래식 핸드백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는 이유는 실용성과 디자인의 조화 덕분인데요. 에르메스 버킨 백이나 더 로우의 마고 백처럼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는 가방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핸드백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것도 핸드백이 단순한 패션 아이템을 넘어 개인의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글 사진 : 제니 안
현) 구찌오구찌-에스페란쟈 수석디자이너 겸 부사장
현) 폴란티노, 바이제니안, 라프시몬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수석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