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아하지만 심심하지 않고 우아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뉴 레이디(New Lady Look)’룩이 지금 런웨이를 점령 중이다.
스웨터와 스팽글을 믹스한 펜디, 코지한 니트 베스트와 레더 스커트를 조합한 발리 등 포근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믹스매치가 이번 시즌 뉴 레이디 룩의 해킹 코드.
'뉴 레이디룩'은 현대 여성의 우아함과 실용성을 엮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레이디룩'은 과거의 로맨틱하고 다소 정형화되었던 레이디룩의 형태에서 벗어나 현대 여성의 주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발현하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패션 흐름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영한 '새로운 형태의 우아함'을 제시하는 스타일 '뉴 레이디룩'은 이름처럼 클래식한 여성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막 공주님 드레스! 이런 느낌보다는 세련되고 우아하면서도 편안함까지 놓치지 않는 그런 느낌이랄까? 라인이 살아있는 실루엣 즉 몸매를 너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여성스러운 곡선이나 딱 떨어지는 실루엣을 강조해서 너무 과하지 않게 예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뉴레이드룩은 소재가 중요하다.
고급스러운 소재 트위드, 울, 실크 같은 소재들이 자주 등장해서 한층 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보기만 해도 부드럽고 포근해 보인다.
클래식한 아이템의 재해석으로 샤넬 자켓 같은 트위드 자켓이나 H라인 스커트, 깔끔한 원피스 같은 클래식 아이템에 현대적인 디테일(크롭 기장, 오버사이즈 핏, 독특한 패턴)을 더해서 새롭게 연출하며 올드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절제된 우아함으로 화려함보다는 세련되고 차분한 색감(뉴트럴 톤, 파스텔 톤)이나 과하지 않은 액세서리들로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 예로는 실루엣의 진화를 들 수 있다. 유려함과 편안함의 균형 구조적이되 유동적인(Structured yet Fluid) 과거의 코르셋이나 단단한 모양에서 벗어나 몸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존중하면서도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는 유려한 실루엣이 핵심이다. 허리는 강조하되 어깨나 소매는 볼륨감을 주거나, 와이드 팬츠나 플레어 스커트 등으로 활동성을 확보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재해석된 ‘테일러링(Reinterpreted Tailoring)’ 즉 오버사이즈 블레이저나 넉넉한 핏의 코트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크게 입는 것'이 아니라, 어깨선과 소매 기장, 총장 등 섬세한 비례감을 통해 시크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즈니스 룩과 캐주얼 룩의 경계를 허무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소재의 미학을 살리기 위해 질감과 지속 가능성의 강조한 고급스러운 터치감(Luxurious Hand-feel): 시각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착용 시 피부에 닿는 촉감과 옷의 드레이프성(draping)이 중요하다. 울, 캐시미어, 실크, 부드러운 코튼 블렌드, 텐셀 등 자연적이면서도 우아한 질감을 가진 소재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포인트는 지속 가능한 가치(Sustainable Value): 환경과 윤리적 생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재활용 소재나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원단을 사용한 아이템들도 '뉴 레이디룩'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이라는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다.
색채와 패턴은 절제된 세련미로 모던한 뉴트럴 팔레트(Modern Neutral Palette): 베이지, 아이보리, 그레이, 블랙, 네이비 등 기본 색상에 미묘한 톤의 차이를 더해 깊이감을 부여한다.
웜톤과 쿨톤의 조화를 통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소프트한 파스텔 톤 & 자연스러운 컬러(Soft Pastels & Earthy Tones): 차분하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이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그린, 브라운 계열의 컬러들이 뉴트럴 톤과 어우러져 한층 더 우아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클래식 패턴의 재활용(Reimagined Classic Patterns): 스트라이프, 체크, 하운드투스 같은 전통적인 패턴들을 미니멀하거나 혹은 과감한 스케일로 변형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기도 한다.
스타일링 포인트는 TPO를 아우르는 다용도성믹스 앤 매치(Mix & Match): 포멀한 아이템(테일러드 자켓)과 캐주얼한 아이템(데님, 스니커즈)을 능숙하게 조합해서 경계를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
'격식 있는 편안함'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낸다. 레이어링(Layering) 다양한 소재와 기장의 아이템을 겹쳐 입으며 스타일의 깊이감을 더하고, 온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얇은 니트 위에 자켓, 그 위에 트렌치 코트를 매치하는 식이다. 여기에 액세서리의 역할(Role of Accessories)은 매우 중요하다. 볼드하거나 화려하기보다는 정교하고 섬세한 주얼리, 구조적인 형태의 백,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슈즈(로우 힐, 플랫 슈즈, 슬링백) 등이 전체 룩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글 사진 : 제니 안
현) 구찌오구찌-에스페란쟈 수석디자이너 겸 부사장
현) 폴란티노, 바이제니안 수석디자이너